9장. Capture에서 AI는 무엇을 하는가
앞 장에서 Daily Capture를 개인지식관리의 입력 허브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다. 입력 허브가 있다면 AI는 여기서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 장이 입력 형식을 설계하는 장이었다면, 이 장은 그 입력을 가지고 AI가 어디까지 보조할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장이다.
이 책에서 AI는 Capture의 바깥에 붙는 부가 기능이 아니다.
Capture 단계 안에서 입력을 정리하고, 1차 분기를 돕고, 다음 단계로 넘길 수 있는 형태를 만드는 협업자다.
중요한 점은 역할 구분이다.
기획자는 의미와 맥락을 최종 판단한다.
AI는 그 판단이 더 빨리 가능하도록 입력을 정리하고, 후보를 제안하고, 초안을 만드는 일을 맡는다.
[도식: fig-capture-ai-roles] — Capture에서 AI는 입력을 정리하고 분기와 초안을 돕는 협업자다
Capture에서 AI가 맡는 일은 다섯 가지다
첫째, 입력 정리다.
Daily 노트에는 회의 메모, 떠오른 생각, 링크, TODO, 반쯤 정리된 문장이 한데 섞여 들어온다.
AI는 이 거친 입력을 읽기 쉬운 형태로 정리하고, 중복을 줄이고, 문장의 뜻이 보이게 다듬는다.
둘째, 1차 분기다.
입력된 내용이 근거인지, 결정인지, 재사용 지식 후보인지, 단순 실행 액션인지, 아직 판단 보류 항목인지를 먼저 나눈다.
이 분기가 있어야 다음 단계에서 무엇을 어디로 보낼지 정할 수 있다.
셋째, 기존 노트 탐색이다.
새로운 입력처럼 보이는 내용도 실제로는 이미 있는 Evidence Note, Decision Log, Knowledge Note에 붙여야 할 때가 많다.
AI는 기존 노트를 먼저 찾아서 신규 생성보다 업데이트가 맞는지 제안할 수 있다.
넷째, 노트 유형과 분류 후보 제안이다.
특히 Knowledge 후보는 용어인지, 개념인지, 산출물인지, 프레임워크인지, 기법인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Decision OS 쪽 입력도 사실 캡처인지, 의사결정 기록인지, 보류인지 구분해야 한다.
AI는 이 2차 판단의 초안을 제안하고, 적절한 파일명과 분류 위치 후보까지 제시할 수 있다.
다섯째, 초안 생성과 확장 포인트 제안이다.
입력에서 바로 노트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의미가 분명하다면, AI는 첫 초안을 만들어줄 수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입력이 어떤 기존 지식과 연결되는지,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항목이 나중에 확장 가치가 있는지도 함께 제안할 수 있다.
Capture에서 AI는 요약기보다 운영 보조자에 가깝다
많은 사람이 Capture 단계의 AI를 요약 도구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지식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짧게 요약하는 일이 아니라, 입력을 다음 흐름으로 보낼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근거는 Evidence로 가야 하고, 결정은 Decision Log로 가야 한다.
재사용 가치가 있는 내용은 Knowledge 후보가 되어야 하고, 단순 액션은 Daily 노트에 남겨야 한다.
이 분기가 없다면 Capture는 기록으로 끝나고, 기록은 다시 찾기 어려운 퇴적층이 된다.
따라서 Capture에서 AI의 본질적 역할은 정리보다 분기다.
정리는 분기를 돕기 위한 수단이고, 분기는 개인지식관리를 작동시키는 핵심이다.
사람과 AI의 경계는 분명해야 한다
AI가 잘 도와준다고 해도 최종 책임은 기획자에게 있다.
왜 이 항목이 중요한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지금 신규 노트가 맞는지 기존 노트 업데이트가 맞는지는 결국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특히 조직의 정치적 맥락, 제품 전략의 숨은 전제, 관계의 온도차 같은 것은 AI가 텍스트만 보고 완전히 알 수 없다.
그래서 Capture에서 AI는 판단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판단 전처리를 맡는 존재로 두는 것이 맞다.
이 역할 구분이 선명할수록 AI는 더 유용해진다.
사람은 의미를 결정하고, AI는 입력을 구조화하고, 후보를 제안하고, 초안을 만들어준다.
이 조합이 개인지식관리의 Capture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협업 방식이다.
Capture 다음에는 Organize가 와야 한다
입력이 정리되고 분기되었다고 해서 개인지식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제 그 입력은 다시 찾을 수 있는 객체가 되어야 하고 일관된 분류 체계 안에 들어가야 한다.
다음 장부터는 이 입력들을 어떻게 객체로 만들고, 어떤 분류 체계로 고정할 것인지 살펴본다.
즉 Capture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기획자의 개인지식관리는 이 입력들을 어떻게 Organize해야 하는가.